요즘 뜨는 음식점 브랜드들을 살펴볼게요.
꺼거
최근 삼각지 핫플레이스 하면 떠오르는 홍콩식 볶음 요리 전문점이에요. 베트남 음식점으로 유명한 '효뜨'를 만든 남준영 셰프가 새롭게 만든 브랜드에요. 꺼거는 가게 외관부터 시선을 끌어당겨요. 진짜 중국이나 홍콩 뒷골목에 있는 것 같다는 착각이 들거든요. 무너질 것 같은 허름한 건물에 온통 중국어로 되어 있는 간판들이 덕지덕지 붙어있어요. 콜라가 적재되어 있고, 중국 가게에 달려 있는 장식들까지 디테일하게 재현했어요
내부도 살펴볼게요. 홍콩 영화 포스터와 여러가지 스티커들, 붉은 조명, 철제 칸막이들까지. 홍콩스러움을 밀도있게 보여주고 있어요. 이런 섬세하게 연출되어진 소품들은 고객의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데요. 빨간색 색연필로 메뉴판 종이에 체크해 주문하는 방식부터 긴 젓가락과 홍콩식 물컵, 식기, 일부러 지저분하게 만든 식탁에서 먹는 색다른 경험은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홍콩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줘요. 마치 홍콩 여행과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죠.
온 6.5
김치 다이닝 레스토랑이에요. 바질, 멜론, 아스파라거스 등 낯선 현대적인 재료들과 조합하여 이색적인 한식 요리를 판매해요. 우리나라 고유의 맛인 김치를 새로운 시각에서 보여주기 위함이래요. 김치의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여러가지 디테일을 담고 있어요.
우선 온 6.5라는 이름은 김치가 맛있게 익는 온도를 의미한대요. 김치의 맛이 베어들게 하는 유산균이 활성화 되는 온도이자, 언제나 최적의 김치를 제공하고자 하는 신념을 담아 이름을 지었대요. 위치도 주목할법해요 ! 북촌에 있죠. 북촌에는 우리나라 전통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곳이 많아 이들이 전하는 의미가 더 효과적으로 전달 될 것 같아요. 또 플레이팅도 참 예뻐요. 2ceramists 와 협업해 제작한 도자기 그릇으로 음식이 더욱 돋보이도록 그릇 페어링을 해줘요. 김치의 재료들에서 따온 컬러들과 큼지막한 한글로 쓰여진 각기 다른 문자들은 정갈하면서도 트렌디한 전통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 해요.
가게에 가는 과정부터 전하는 스토리, 외관과 내관에서 보여지는 모습, 주문하고 먹는 과정 등 고객이 브랜드로퉈 겪는 모든 경험을 밀도감 있게 설계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요식업 브랜딩 을 할 때 먹는다는 행위에 집중했다기 보다는 고객이 느끼는 전체적인 경험에 더 초점을 맞추었어요.
💡 1. 밀도감
최근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식당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요식업 브랜딩 의 #밀도감 이에요. 오픈한지 2년이 지난 지금도 웨이팅이 필수인 '런던 베이글 뮤지엄'을 만든 이효정 기획자는 이렇게 말했어요.
"밀도는 단순히 공간에 기물을 많이 채우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레이어(Layer)라고 생각해요."
런던 당시 방문 했던 몬머스 커피에서의 매우 북적북적한 분위기,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들과 바글바글한 손님들이 떠드는 소리, 시끄럽고 분주한 상황 속에서도 매우 에너지 넘치고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직원들과 이에 불만없이 여유롭게 기다림을 즐기는 손님들. 이런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하려고 했대요. 이에 공간의 구성원들, 조명의 방향, 내부와 외부의 공기, 손님이 내는 식기 소리 등 모든 요소가 하나의 층(layer)라고 생각하며 차곡차곡 쌓아 런던 베이글만의 밀도감을 만든다고 이야기 했어요. (출처 : 2023 조선 비즈 유통 산업 포럼 이효정 강연 中)
💡 2. 라이프 스타일 ( 경험 )
이제 먹는 행위는 단지 음식을 먹는다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친구와의 약속, 가족들과의 시간,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데이트 등 사회 문화적 측면에서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음식을 먹으러 나갈때도 전시장이나 영화를 보러가듯 재미있는 경험을 겪을 수 있는 곳을 찾는대요.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이 소비에 반영되는 형태가 많아지고 있고, SNS 로 자신의 일상을 활발하게 공유하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때문에 점차 식문화가 변화하고 있는 것 같아요. 먹는 행위가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이 된 변화로 인해 고객에게 이색적이고 재미있는 경험을 주는 것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어요.
고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요식업 브랜딩을 하기 위해서 어떻게 #밀도감 과 #라이프스타일 경험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브랜딩 디자인 관점에서 시각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볼게요 !
분당에 있는 숯불 화로 구이집이에요. 옛 화로를 뜻하는 탄로라는 이름에 활활 타오르는 탄로처럼 모든 길이 탄탄대로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탄탄대로' 라는 슬로건을 더했어요. 이런 메시지를 간판으로 사용될 로고에 담아 시각적으로 표현했어요.
아무리 브랜드 정체성을 잘 정의하고, 메인 로고를 잘 만들었더라도 이것만으로는 우리의 밀도감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해요. 그렇다고 로고를 여기저기 붙인다면 피로감을 유발하고, 우리가 전하고 싶은 컨셉을 완벽하게 구현해내기는 힘들거에요. 이에 '탄탄대로' 의 의미와 활활 타오르는 모습을 연결지어 메인 로고를 확장했어요. 매장 외관에서 보았을 때와 매장에 들어오자마자 '탄로'의 이미지가 한번에 느껴지도록 하고 싶었어요. 젊고 역동적인 모습과 도전적인 탄로의 매력을 매장에서 보여줄 수 있도록 여러가지 요소를 만들었어요.
똑같은 로고로 가득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다채로운 비주얼로 확장되어 탄로스러운 공간이 될 수 있었어요. 이러한 밀도감은 외식 공간에 신선하고 재미있는 비주얼이 되며, 이는 곧 고객들에게 재미있는 경험을 선사할 수 있게 돼요.
부산 밀양을 대표하는 다리인 남천교집의 이름을 따와 밀양의 정을 전하고 싶었던 식당 브랜드에요. '밀양의 정이 가득한 식당' 이라는 메시지를 고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하여 지역에 오래 살아왔던 사람들이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뉴트로 컨셉을 정했어요. 남천교집을 시각적으로 풀어내기 위하여 BI 를 만들 때는 뉴트로 컨셉과 남천교 다리를 연결지었어요.
마찬가지로 로고만으로는 남천교집의 이야기를 전달하기엔 부족하겠죠? 밀도감을 높일 수 있는 다채로운 비주얼이 필요했어요. 약간은 촌스러운듯 동네 가게가 연상되면서도 트렌디한 감각 한방울을 넣은 뉴트로 컨셉의 포스터와 메뉴판, 외부 POP 등 연출물들을 제작했어요.
여기에 더불어 남천교집은 고객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경험을 위해 음식을 제공하는 방식도 남달라요. 한상 차림을 내더라도 레트로한 쟁반에 담겨 옛날 소시지, 옛날 반찬과 같은 구성으로 나와요. 물통도 추억의 델몬트 주스병이에요. 구하기 어렵고 이전의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소품들을 깨알같이 배치하여 뉴트로한 경험들을 밀도있게 전달하고 있어요.
가게 외관을 보고 궁금증을 유발하고, 안으로 들어와 메뉴판을 보며 주문하고, 물을 따르고, 음식이 나왔을 때 플레이팅을 보는 것과 먹는 과정까지. 전체적으로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해주고 있어요
1. 브랜드가 가진 이야기와 고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2. 이를 시각적으로 담은 로고 디자인
3. 브랜드 컨셉을 보여주는 확장된 키비주얼
4. 확장된 키비주얼로 만들어내는 다채로운 브랜드 경험들
이러한 요소들로 가게 의 #밀도감 과 #경험 들을 탄탄하게 만들어 갈 수 있어요!
요식업 브랜딩 의 밀도감과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방법에는 꼭 시각적인 비주얼이 필요하다는 건 아니에요. 판매 방식과 고객과의 소통방식도 충분히 밀도감과 경험을 만들어 나갈 수 있어요. 다만, 브랜딩 '디자인'은 #밀도감 과 #경험 을 시각적으로 고객에게 더 잘 표현해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요소가 될 것 같아요. 이번 글을 통해 우리 가게가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 경험들은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떻게 경험의 밀도감을 채워나갈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